집들이를 마치고 혼자 집을 향해 걸어가던 중이었지요.
술도 좀 먹고, 원래 또 길치인지라 '대충 이쪽 방향이겠지' 하면서 걷고 있었어요.

신호가 오더군요.
약 3배 가량의 중력의 법칙으로 장속의 그것이 밖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더군요.
혼자 '난 괜찮다. 아직 집은 멀었으니 진정하렴. 좀만 기다려주렴' 마치 주문처럼 계속 되뇌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뚜벅뚜벅 걷던 중 알았어요.
'아..희밤.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네?'

그 자리에서 뒤로 돌아 이제껏 왔던 길을 다시 걸어왔지만..
이미 제 내장기관들은 '딩시. 더 이상은 못 참아. 나 나갈래'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어폰으로 흘러들어오는 음악은 'Pantera - I'm broken' 이었죠.
이렇게 노래와 하나되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사람이 없어 보이는 빌딩으로도 들어가보았어요.
화장실이 없더군요.
내장녀석들도 분노를 했는지 그저 밀어내기에 급급했습니다.
일단 급한대로 '지혈'이 아닌 '지변'을 하였지요.
손으로 미친듯이 엉덩이를 한 번 움켜주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일단 진정되자마자 빌딩을 나와 미친듯이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이럴때일수록 뛰다가는 더 X된다는 건 30년 인생동안 깨달은 진리.

힘들었습니다. '집까지는 무리'라고 나의 마지막 남은 이성은 외치고 있었죠.
닥치고 오른쪽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손님 혼자 들어오니 사장님이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맞아주시더군요. (술도 좀 취해보였겠죠)
"저기.. 영업 중에 죄송한데.. 화장실 좀 잠깐 쓸 수 있을까요?"

정확히 친절 80% + 인내 20% 의 표정으로 저에게 화장실을 허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뒷간은 들어갈때 마음과 나올때 마음이 확실히 다릅니다.
가게를 나올때야 비로소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독도참치'

언제 한 번 꼭 찾아뵐께요.
물론 못 알아보시겠지만..

그곳에서 해결을 못했다면...
으슥한데 갈려고 했습니다....

휴지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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