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공연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 5시.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아 맥주 사들고 와서 예전 영상들을 돌려봤다.
예전 멤버, 예전 사운드, 예전 무대가 생각나는건 15년 건스 빠돌이라면 당연한 수순이 아닐런지..
이번 공연.. 80%의 만족과 20%의 실망 정도랄까
액슬과 눈이 마주치고, 땀 두방울 맞아본-_-것 그리고 LIVE 로 건스 음악을 들었다는게 80% 의 만족을 주었고,
공연 딜레이, 사운드 메이킹, 노앵콜등.. 20% 의 실망은 15년짜리 빠돌이가 그나마 후하게 쳐준 것이라 생각한다.
4시쯤 올림픽 체조 경기장 도착.
까페 사람들 모여있는 곳으로 가면서 이승기 공연에 사람들(특히 여자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것을 보고 내심 기대~
사람들 모여있는 곳으로 가니 열명 남짓 모여있는 것을 보고 "아~~ 세월이 지나니 액슬이 이승기한테 발리는구나!" 하는 생각에 콧잔등이 시큰 ㅠ_ㅠ
7시에 "공연 시작"에서 "입장 시작"으로 바뀌는 문자 도착
이때는 그냥 캔슬만 되지말아다오 하는 심정으로 패스~
카페 사람들하고 인사하고, 기념으로 티셔츠 하나 고르고..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리다 7시되서 입장 시작~ "나구역 461번"
날이 추워서 체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고, 중간중간 뛰면서 입장하는 분위기..
뛰어 다니다보니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며 기분 완전 좋아짐 ㅎㅎ
생각보다 정말 앞쪽 스탠딩.
무대 가장 앞 쪽이랑 3~5미터 정도 거리?
'이 정도 거리면 액슬 모공도 볼 수 있겠군+_+' 하는 생각에 흐뭇흐뭇~
앞에 앞에 사람이 180쯤 되고 이제까지 본 최고의 대두라는 사실에 실망실망~
오프닝 밴드는 검엑스.
건빠인 나에게는 완전 듣보잡 밴드 (사실 음악 좀 두루 듣는 까페 사람들에게도 이 밴드는 듣보잡)
첫 곡이 여자사람 객원 보컬이 나와서 통기타와 함께 자장가 한 곡 불러주심..
사람들 해골 그려진 티셔츠 입고서 참 아름다운 곡 감상.. DMC 생각이 잠시 나더이다 ㅎㅎ
진짜 검엑스 밴드 나와서 공연. 2~3곡 정도 부른듯..
이때까지 팔짱끼고 코트도 안 벗고 구경..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참으로 흥이 안 나더군.
까페 사람 말대로 빽으로 오프닝 선게 아닐까하고 생각해봤다.
검엑스 들어가고 진짜 공연 시작~
... 하는 듯 하였으나 참으로 빡치는 공연 딜레이 시작..
대충 2시간 정도 기다렸던 듯 하네..
한 놈 나와서 테이프 몇 개 부치다가 들어가고..
또 두세놈 나와서 다른데 테이프 몇 개 부치다가 들어가고..
또 한 놈 나와서 장비 만지작거리다 들어가고..
또 한 놈 나와서 수건 몇 개 걸어놓고 들어가고..
뭔 놈의 메탈리카 노래는 계속 틀어대는건지..
진짜 짜증 제대로 나기 시작 ㅎㅎㅎ
관중들중에 한 명이 "아 ㅅㅂ 한 명씩 나오지 말고 한꺼번에 나와서 테이프 안 부쳐?!?!?" ㅋㅋㅋ
어찌됐든 건스 첫 내한 공연이니 감사히, 겸허히 받아들여 줌.
참고로 옆에 서 있던 사람은 서서 잠자기 신공.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 구경해봤다
이제 진짜 공연 시작..
이번 신곡 부를때는 대충 멍때리고..
예전 곡 부를때는 정말 신나게 놀았던 듯 하다.
첫 예전 곡이 welcome to the jungle!
캬오 진짜 감동 ㅠ0ㅠb
live and let die 할 때는..
불꽃이 박자가 너무 늘어져서 좀 거슥..
조명도 상당히 후져서 좀 거슥..
액슬 전체적인 보컬 상태는 우려했던 것 보다는 괜찮았다..
가까이서 보니 참 힘겹게 부르더군..
호흡 딸리는거야 뭐.... 나이탓이겠거니..
정말 짜증나는건 rocket queen 때 마이킹 나가버린거..
그것도 완전 클라이 막스 파트에서 마이킹 소리 안나서 액슬 뒤 쪽 힐끔 보면서 고개 절레절레~
어떤 쉑히들이 세팅했는지는 모르지만.. 2시간 세팅하면서 하울링에 마이킹이 나가다니.. 볍신들-_-+
속으로 '아 희밤.. 마이크 내동댕이치고 나가지는 않겠지?' ㅋㅋ
성깔이 많이 유순해진 듯 하다..
실제로 공연중에 촬영하는 사람들 많던데 별다른 말 없이 그냥 공연하는걸 보니..
you could be mine 은 참 재미없게 지나갔던 듯 하고..
knockin' on heaven's door 는 떼창 맘껏 할 수 있어서 신났었다..
november rain 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유후~
nightrain 안 부른건 좀 의외 + 실망..
paradise city, you could be mine..
여기서부터 좀 불만을 얘기해보자.
사운드 메이킹.
문제가 좀 있었다...
기타.. 안그래도 3명이라 지금 언놈이 뭘 치고 있는건지 두리번거려야 볼 수 있는데..
소리가 너무 퍼진다고 해야하나..
체조 경기장 탓이라 하기에는 내가 앰프랑 상당히 가까운 거리였기에 무리가 좀 있는듯 하네.
진행 스텦이랑 밴드랑 리허설이 없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호흡 상당히 불량..
live and let die 할때도.. 불꽃 타이밍만 제대로 맞았어도 임팩트가 상당했을 것 같은데.. 쭉~ 쭉 늘어지더만..
밴드 세션 자체의 문제..
이것들 합주는 하고 나오는건가 싶은 부분이 군데군데 있었다.
정확히 찝어낼 순 없지만 뭔가 엉성한 부분, 서로 버벅이는 부분....
DJ 아시바는 스타일, 무대매너 괜찮더군.. 오른쪽 손가락을 다친듯 피를 빨던데-_-a
들리는 얘기로는 누가 물병을 기타에 던지는 바람에 아시바가 양손을 펼쳐 '이거 뭔짓' 제스쳐를 취한다음 기타를 바꿨다고 하더군.. 언놈이 던진 물병인지 진상짓은 좀 자제를...
노앵콜 공연.
액슬 이 샹늠아. 일본만큼 돈벌이 안되는 나라인건 맞는데...
니들이 얼마나 피곤한지는 모르겠다만.....
노앵콜이 뭐냐... 거기 온 사람들 보면 알겠지만.. (애들도 보이긴 했지만)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다.
뭐 열혈팬이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나이 30 40 먹고 니 공연 보러 간다는 건...
아직까지 팬심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에 이만큼 있다는 것이고..
슬래쉬, 이지, 더프 빠진 반쪽짜리 건스라도 미련이 남아있어 널 보러 간거였다.
노앵콜은 뭘 의미하는건지..?
공연 중 관객 반응이 성에 안 찼나? 적어도 관객 리액션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노앵콜 공연이었다는 점은 좀 생각을 해야할 듯 하다...
뭐 불만은 대충 이쯤으로 끝내고~
액슬이랑 눈 마주칠 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준 순간이 가장 짜릿했던 것으로 기억해야겠다.
액슬 입으로 "Korea!" 를 외치던 것도 기분 좋았고...
건스 피크 못 주은건 천추의 한으로 남겨야 할 듯 ^ ^a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고,
그래도 담날 출근이지만 생애 없을것이라 생각한 건스 공연이라... 좋았다.
반토막 난 밴드라도.. Guns n' Roses 는 Guns n' Roses 니까...